월즈를 앞 둔 T1을 생각하며 - 긍정 마인드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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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는 무척 중요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긍정적인 생각은 많은 면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특히 정신적 어려움을 벗어나거나 극복하게 도와준다.
하지만, 극도로 크리티컬한 상태를 가정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기도 한다.
오래 전 읽은 글에서 나찌 수용소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오히려 비관적인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긍정적이고 잘 될거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오히려 오래 버티지 못한 반면, 비관적인 시각으로 위험과 어려움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가진 이들이 오래 살아남았다고 한다.
과거에 육아와 교육에 대한 현대적 인식이 그리 널리 퍼져있지 않던 시절, 아이들을 칭찬해주라는 현대적 교육 패러다임이 처음 퍼져나간 시절.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머리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했고, 그건 가장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칭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교육이론에선 머리가 좋다는 칭잔은 심리적으로 오히려 아이들의 노력하는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한다.
작년 7월 이후 T1 선수들은 여러 인터뷰에서 도전자 자세를 수시로 언급하며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준비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1승6패, 반복된 젠지상대 패배를 격었지만 그들은 기어코 월즈 우승까지 이뤄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과 감독은 "누구든지 이길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강하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한동안 이겨보지 못한 젠지가 있고 아직 정복하지 못한 MSI가 있건만, 스프링 초반과 달리 경기력이 점점 불안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감독과 선수들은 여전히 "무조건 우리가 최고다"라고 외치며 때로는 과도한 자신감이 자만스러운 플레이로 게임속에서 나타난다.
냉철한 현실인식이 전제되지 않은 막연한 긍정 마인드는 간혹 사람의 시야를 가리고 방향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서머 후반의 T1에게서 받은 느낌이다.
오늘 좀 덜하면 내일 좀 더하지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는 일반인들과 달리 승부를 업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늘상 벼랑끝에 서있는 마음이다.
몇 십년을 두어도 패배는 아프다는 바둑기사의 말처럼 업이 걸린 승부란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극도의 스트레스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무조건적인 긍정 마인드는 숨돌릴 수 있는 쉼터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야를 흐리기도 한다.
이번 여름 올림픽 선수들이 많은 인터뷰에서 말한 "할수있다"는 마인드에 위배되는 주장일 수도 있다.
하지면 육체스포츠와 바둑, 게임같은 전략스포츠의 접근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
과연, 올해들어 뒤집어진 선수들의 마인드 기조는 누구의 방향성이었을까?
그나마 선발전 후 단체 인터뷰에서 다시 도전자의 자세를 말하는 페이커를 보며 조금은 더 월즈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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