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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도시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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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741 회 작성일 24-12-19 01: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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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출장을 갔다.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갔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문득 뭔가 신경 쓰였다.

커튼이었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하얀 커튼이었다.


갑자기 왜 신경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집중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유심히 보면 흔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창문은 닫혀 있다.


도저히 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불을 끄고 잠이나 자야겠다.


눈이 막 잠길 무렵,

갑자기 또 커튼이 생각났다.

눈을 뜨자 하얀 색 커튼에 붉은 얼룩이 보였다.

창문으로 비치는 불빛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마치 피처럼 보이는 얼룩은 점점 커져만 갔다.


뭔가 이상하다…….

이런 방에 있을 순 없다.

일어나 문을 향해 뛰었다.

그 순간, 미끄러져 바닥에 넘어졌다.


피였다.

바닥에도, 침대에도, 옷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

방 안에 온통 붉은 색이다.


으윽, 필사적으로 비명을 삼키며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며 돌아보니 피투성이인 몸에 머리가 반 쯤 부셔져서(!) 뇌가 흘러내리는 여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프런트 달려가서 소리쳤다.


"으악! 이봐요, 방이 이상해요!!!"


그러자 프런트에 있는 직원은 차분하게 말했다.


"고객님, 무슨 일이신지요?"

"방이 온통 피투성이라고! 여자가! 내 옷에도! 내 옷에도!"


하지만 직원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아니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고객님 혹시 꿈을 꾸신 건 아니신지요? 옷도 깨끗하신 것 같습니다."


직원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런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같이 가서 봅시다. 일단 방에 가봅시다."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지며 당황한 표정으로 내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애원하듯 말했다.


"아, 손님……. 제발, 그 방은 좀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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