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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천리안펜팔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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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090 회 작성일 24-12-04 05: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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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펜팔 천리안펜팔천리안 펜팔(상) 남자나이 40대 초반에 접어드니 그런데로 직장이나 가정도 안정되는 듯하고 내 주위를 돌아볼 여유 도 조금은 생기는 듯하다. 28살에 결혼을 하였으니 벌써 결혼한 지도 15년째로 접어든다. 그래도 여복은 있는지 마음씨 착한 아내를 만나 여지껏 단란한 가정생활을 영위해 올 수 있었음에 아내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생긴다. 그러면서도 가끔 마음 한곳이 허전한 듯하고 봄이나 가을이 되면 웬지 썰렁한 느낌은 감출 수 없다.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는 요즘 주부들의 몇십 퍼센트가 애인이 있다던가 하는 뉴스거리나 아니면 주위 지인들이 배우자이외의 다른 주부와 관계를 가져봤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때면 나도 그래 보고 싶단 마음이 들곤하는 걸 보면 가정생활과 연애는 별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30대까지만 해도 모든 일에 자신감이 있었건만 막상 40대의 나이로 접어드니 차츰 자신감도 줄어 들고 연애를 해보고 싶단 마음이 들때면 " 에휴~ 어느 여자가 40이나 된 남자에게 관심이나 가져 줄까?" 하는 자조적인 마음이 연애에 대한 의지를 끊어버리곤 한다. 어느해 가을 어느날.. 천리안통신에 가입을 하게 된 나는 천리안통신의 내용도 좀 알아볼 겸 통신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던 중 어느 한 사이트에 눈이 고정되고 말았다. "천리안 펜팔! " 펜팔이란 단어를 보는 순간 학창시절 미지의 여고생을 향해 글을 써내려가던 기억.. 해외에 있는 외국 여학생과 펜팔을 나누며 설레임속에 서로의 사진을 주고 받던 기억 등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펜팔란을 클릭해보니 본인에 대해 사는지역, 나이, 키, 몸무게, 성격등을 등록하도록 되어있다. 나에 대한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상대여자찾기 란에서 찾고싶은 여자의 나이, 지역, 키, 몸무게 등을 기재하고 검색을 하니 수많은 여성들의 아이디와 이메일주소가 검색된다. 등록한 지 오래된 여성에겐 이미 펜팔친구가 있을 것 같단 생각에 가장 최근에 등록한 30대초반 나이의 몇몇 여성을 선택하여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받는 여성은 어떻게 생겼을까? 내 메일을 받고 답신을 해주긴 할까? " 메일을 작성하면서도 40대초반의 중년남성이 아닌 10대후반의 청소년같은 설레임속에 메일을 어떻 게 작성했는지 모를 정도였다. 메일을 보낸 이후 틈틈히 천리안통신을 드나들게 되었고 비어있는 내 메일함에 대한 야속함속에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날... "하진혁님에게 메일이 한통 도착하였습니다!" 천리안통신에 로그인을 하는 순간 내 눈앞에 보이는 메일도착 알림에 내가슴은 두근반 세근반... 방망이질을 친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은 아직도 청소년과 같은 것인가 보다. 정혜영, 나이 33, 거주지역 수원, 키 159cm, 몸무게 47, 결혼 7년차의 주부 .... " 하진혁 님에게... 저는 수원에 살고 있는 1남1녀를 가진 주부입니다. 펜팔이란 말에 호기심반 설레임반으로 펜팔친구에 등록을 해놓았지만 막상 님의 메일을 받아보니 그 설레임이 더하는 듯 합니다. 님의 메일을 읽으면서 어릴적 소녀의 순수했던 마음이 되살아나는듯 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답니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점점 나이가 들면서 흔히 말하는 아줌마의 생활속에 묻혀버린 나를 발견 하곤 때론 속상함과 안타까움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적도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그러던중 님의 메일속에서 풋풋했던 학창시절의 감성을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남편이 있는 여자가 이렇게 다른 남성과 메일교환을 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저에게 답신을 쓰도록 만드는군요... 가끔 이메일로나마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수 있기를 바랍니다. 님의 건강과 행복을 빌면서 ...... 수원에서 혜영 " " 정혜영 님에게... 님의 메일을 받곤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얼마만에 받아보는 펜팔편지인지... 고등학교 졸업후 처음이니 20년이 훌쩍 지나버린 세월이군요 행여 실례가 되는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속에 님에게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처녀.총각때의 잔뜩 부풀었던 꿈들은 계속되는 결혼생활속에서 지난시절의 아련한 추억으로 묻혀 버리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지금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화려한 단풍으로 물들어 있지만 저 잎들도 얼마후면 낙엽으로 떨 어져 길거리를 가득 메우겠지요? 남자는 가을을 느낀다고 하나요? 언제부턴지 모르게 가을이 되면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미지의 누군가를 그리게 됩니다. 내나이 또래의 대부분의 남성들의 마음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가끔은 외롭거나 허전한 마음을 느낄때 서로에게 그 마음을 채워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님의 메일 고맙게 잘 받아 보았습니다. 늘 행복한 나날 되시구요... 님의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가을 어느날 서울에서 진혁 " 한번 두번 세번.....그렇게 여러번의 메일이 오고가면서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던 서로에 대한 느낌 이나 감정,호칭들이 조금씩 변해가더니 나중에는 그녀와 내가 서로의 가정을 가지고 있는 유부남, 유부녀라는 생각조차 망각된 듯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다. 서로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서로에게 보내는 메일속에 보고싶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담겨들기 시작 한 것은 그해 겨울이 한창 깊어 갈 때였다. " 수원역 광장앞에서 기다릴께요.." "그럼 12시까지 차를몰고 수원역광장쪽으로 나갈께.." "얼굴은 동그랗고 작은편이라고 했는데 어떤 모습일까? 예쁜 얼굴일까? 미운 얼굴일까? 얼굴이 예 뻣으면 좋겠는데...." 그녀와의 첫만남을 위해 수원역으로 향하고 있는 내 머리속엔 온통 그녀에 대한 생각뿐이다. 수원역 광장이 보이는 곳에 이르러 차를 광장쪽으로 바짝 붙이곤 천천히 차를 몰고가며 혼자 서 있 는 여성만을 찾는다. 사람의 느낌이란것이 다 그런걸까? 저멀리 자그마한 키에 군살없이 날씬한 한 여성이 하늘색 잠바 위에 등에 매는 가방을 메고 누군가를 기다리듯 연신 다가오는 승용차를 주시한다. 바로 그녀리라.. "영아? " 그녀앞에 차를 멈추고 열린 조수석 창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그녀에게 말을 건다. "진혁씨? " "응~ 나 진혁이야.. 어서 타 " 동그랗고 작은 얼굴에 알이 작은 안경이 그녀를 지적으로 보이게 한다. 안경너머 보이는 눈쌍카풀 과 맑은 눈동자 그리고 찐한 눈썹이 아름답다. 따스한 햇빛이 비치는 청명한 날씨였으나 그래도 역시 겨울은 겨울이었는지 조수석에 앉은 그녀의 볼이 차안의 온기로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른다. 작으면서 도톰한 입술과 어울려 귀엽다는 인상을 준 다. " 어떻게 저를 금방 알아볼 수 있었어요? ^^ 얼굴보고 실망하진 않았어요? 호호.." 빙긋이 웃으며 어색한 침묵을 깨는 그녀의 가지런한 흰 이가 유난히도 하얗다는 생각이 든다. "글쎄? .. 하여간 느낌이 영아인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구.. 영아 얼굴은 메일을 주고 받으며 상 상해봤던 그 모습 그대로인것 같아...하 하 날 첨 본 영아의 느낌은 어때 ? " "생각보다 더 동안인것 같아요.. 호호호호... "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느껴진다. 용인민속촌에 들러 먹거리장터에 가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전 메일로나마 오고갔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며 마치 우리사이가 부부인 것 같은 착각속에 빠진다. 민속촌을 나올때 그녀가 살며시 내 팔에 팔장을 끼며 그녀의 몸을 기대어온다. 그녀의 머리쪽으로 나도 고개를 조금 기울이니 그녀의 머리결을 따라 풍겨나오는 향긋한 샴푸냄새속에서 여인의 향기 가 느껴진다. "이제 우리 어디로 갈까? 영아가 수원에 살고 있으니까 이곳 지리를 더 잘알테니 영아가 정해봐." "글쎄요.. 음~ 그럼 우리 영화보러 갈까요?" " 그럼 그러지 뭐.." 우린 수원역 인근에 있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막상 영화관에 도착해보니 영화상영프로가 별로 마 음에 들지 않는다. "영화가 별로인 것 같지? " "네~ 프로가 별로네요.." 순간 내머리속에 요즘 새로 생기기 시작하던 비디오방이 갑자기 떠올랐다. 비디오방이란 것이 생기 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한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비디오방이란 명칭에서 느껴지듯 어두운 공간에 둘만이 앉아 비디오영화를 보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타인의 눈을 피해 단둘이 오 붓한 시간을 갖기엔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그럼 우리 비디오방이란 곳에 한번 가볼까? 그곳에서 비디오프로 맘에 맞는 것 골라서 보는게 낫 겠다. " "비디오방이요? 난 한번도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그곳이 뭐하는 곳인데요?" "나도 안가봤는데 말그대로 비디오 보는 장소겠지 뭐.. 어떻든 일단 한번 가보자.." 그녀의 어깨에 팔을 얹고는 인근에 있는 비디오방으로 향했다. 내 팔안에 어깨를 맡긴 그녀는 내 가슴쪽으로 몸을 기대고 내가 이끄는 데로 따라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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