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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리벤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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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635 회 작성일 24-12-21 08: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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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3

 

강렬한 비트 음이 온통 스테이지에 습기마저 띄며 어지러이 맴돌고 있었다.

미경은 마치 무엇에 홀린 듯한 모습으로 찰랑이는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스텝을 밟았다.

그녀의 춤 솜씨는 독보적이었다.

어느새 그녀의 주위로 몰려든 군중들은 춤을 멈춘 체 박수로 박자만을 맞추고 있었다.

벌써 두어 곡을 쉬지 않고 춤을 추던 미경은 눈가에까지 취기가 묻어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주량을 초과한듯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움직임은 더욱 현란해져 가기만 했다.

그녀의 짧은 치마 깃은 엉덩이의 팬티 라인이 보일 듯 말 듯 한 모습이어서인지 뭇 사내의 눈길이 따가울 정도로 그녀만을 향해 있었다.

"오늘 20번째의 생일을 맞이한 김경미 씨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짠~~짜~~자~~짠~~짜~~~~"

음악이 페이드아웃하며 사라질 때쯤 DJ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에코를 먹어서 그런지 홀을 가득 메웠다.

사방에서는 박수 소리가 났고 미경은 환한 미소로 그런 그들의 박수에 답했다.

오늘은 그녀의 20번째 생일 이었다.

성인으로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 생활의 첫 발걸음을 자축하려 몇몇 친구들과 물 좋기로 소문난 이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

"축하해, 미경아"

"미투

""나도"

"정말 축하한다."

뽕!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샴페인의 거품은 참았던 분출을 한꺼번에 하기 시작했고 미경은 친구들의 축하 소리와 함께 잔이 깨지라고 건배를 했다.

"고마워, 얘들아. 난 정말 오늘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어."

"호호! 너 취했나보다 너처럼 매일매일 행복에 젖어있는 애가 그런 소릴 하다니."

"그런가? 호호호!"

사실 그랬다. 미경은 외동딸로서 일찍이 귀여움만을 독차지하며 살았다.

아버지는 어엿한 무역회사의 사장이었고 어머니는 패션계에서도 알아주는 디자이너였다.

그런 부모 사이에서 돈 걱정 없이 풍부하게 살아왔던 것이었다.

불행한 사람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불행해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기적으로 변해있었지만, 결코 그녀는 그런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 누구도 그녀를 간섭하지 않았기에.

"자! 건배하자."

미경은 친구들에게조차도 항상 리더로 남아있어지고 싶어 했다.

진실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친구들은 결코 그녀의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의 물질이 좋았기 때문에 그녀를 따르는 것뿐이었다.

지금 자신들이 먹은 술값만 해도 일개 회사의 부장급 한 달 월급은 되었기에.

테이블 구석진 자리에서 날카롭게 쏘아보는 한 쌍의 눈동자가 있었다. 오민우였다.

자신의 인생을 파멸한 김 사장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아오던 중 뜻밖에도 성장한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겨우 40줄인 그에게 20살이나 먹은 딸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김 사장은 동거를 하다 여자가 임신하자, 양가의 합의로 결혼을 했던 것이었다.

(그래! 실컷 떠들어라. 그리고 실컷 웃거라. 곧 너의 웃음이 고통으로 변할 테니까.)

민우는 그녀를 납치하기로 결심하고 이미 만리동 중턱의 가건물의 지하와 1층을 얻어 놓은 상태였다.

자칫 비명이라도 새어나갈세라 필요 없는 1층까지 계약하곤, 지하에 완벽한 방음시설까지 끝내놓은 상태였다.

"자! 우리 그만 일어나자."

"그래. 오늘 너무 즐거웠어. 또 연락하자."

나이트 입구에서 비틀거리며 서 있자 소리 없이 그녀의 앞에 BMW 한대가 다가왔다.

미경은 뒷자리 문을 연후 소리가 나게 털썩 주저앉았다.

"아저씨! 조금 돌아서 드라이브하다가 집으로 가주세요. 술 좀 깨게요."

미경은 운전석을 향해 눈을 감고 얘길 한 뒤 잠의 나락에 빠져버렸다. 운전석의 사내는 말 없이 고개를 꾸벅인 후 진동 없이 나아갔다.

미경은 잠 속에서 강간당하는 꿈을 꾸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친구 중의 한 사람에게 입술을 빨리며 젖가슴을 농락당하는.

거친 숨소리를 내는 녀석은 평소에 자신에게 알랑방귀를 뀌는 전형적인 아부족이었다.

그런 녀석에게 희롱을 당하자, 미경은 분함에 몸을 떨었다.

녀석의 거친 손이 젖가슴만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았던지 이내 자신의 비경에 직선으로 파고들었다.

거친 손놀림과 뜨거운 입김으로 분노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리고, 이상한 쾌감에 젖어 들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아씨가 하인에게 당할 때에서 오는 이상심리였는지도 모른다.

녀석은 바지가 거추장스러웠는지 팬티까지 함께 말아 벗어버리곤 검붉고 힘줄이 튀어나온 성기를 입에다 갖다 댔다.

미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싫어! 하고 외치며 고개를 돌렸다.

". . . . . . . 으~~음"

밝은 빛이 자기 머리를 내리쬐고 있었다. 미경은 고개를 흔들며 빛이 비치는 쪽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다가 흠칫했다.

단추가 풀려 아랫배까지 풀어헤쳐진 블라우스며, 치마의 한쪽은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조금씩 기억이 돌아오자 자신이 있는 곳이 집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철제 의자에서 플래시의 빛을 눈을 향해 비추는 사내의 모습이 검은 윤곽을 드러냈다.

"누.. 누. 구..세요? 여긴 어디예요?"

사내는 마치 마네킹처럼 움직임이 없었다.

순간 경미는 난생처음 당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 왜지? 내가 여기 있을 까닭이 없는데. 기사 아저씬 어떻게 된 거야? )

이런 생각에 젖어 있을 때 사내는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꺼지자 사내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름이 미경인가?"

"네? 네"

"잠버릇이 험하더군."

사내는 빙긋이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왠지 포근한 인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왜 여기 이런 모습으로 있는지 궁금하겠군. 하지만, 알려고 하지 마. 지금부터 넌 그냥 말없이 있어 주면 돼."

민우는 팔짱을 낀 채로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미경은 그의 인상이 포근했다는 생각이 일시에 바뀌었다. 그는 차가움을 소유한 사내였다.

"기사 아저씬 어떻게."

"호오. 꽤 똑똑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군. 쓸데없는 질문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을 텐데."

". . . . ."

바들바들 떠는 그녀의 모습에서 민우는 성욕을 느꼈다.

복수! 자신이 당한 것의 열 배, 아니 백 배 이상을 돌려주겠다고 맹세한 그였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 민우는 그녀의 어깨를 가만히 잡고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했다.

향긋한 머리 내음이 맡아졌다.

미경은 사내의 행동에 자신이 어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내의 행동 하나하나가 겁이 났다.

쫙! 옷깃을 잡은 사내의 손은 옷을 양쪽으로 찢어버렸다.

"아~~악"

베이지색 브라가 드러났다.

망설임 없는 사내의 손은 자기 가슴을 꽉 움켜 쥐었지만 막을 도리가 없었다.

팬티에 가려진 음부에서는 이미 적은 양의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그

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였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낀.

"부드럽군, 김 전무, 아니 지금은 김 사장이지. 김 사장의 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저의 아버님을 알고 계세요?"

짝!

그녀의 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손은 표적을 향해 날아갔다.

사내는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눈물이 솟아났다. 태어나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었기에 더 서러웠는지도 모른다.

민우는 그녀를 가만히 눕혔다. 스커트 벨트 안으로 들어가 있는 셔츠를 잡아당기듯 빼고는 그 안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의 고리를 한 손으로 끌렀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가슴을 어루만지며 페팅을 시작했다.

그의 손길이 아래를 향했다.

그는 미경의 몸 위에서 알레그로와 안단테를 적절히 사용하며 때로는 부드럽고 은은하게, 때로는 강하게 움직였다.

그의 입이 양쪽의 가슴을 번갈아 가며 부드러운 키스를 하고, 손으로는 음부의 계곡을 애무할 때쯤, 미경은 자신도 모르게 육체의 꿈틀거림을 느꼈다. 한 번도 접촉하지 않았던 육체의 유린이 묘한 흥분을 일으켰다.

민우는 그녀의 바들바들 떨려오는 육체의 진동을 느꼈다.

(두려워서일까? 아니면 쾌감에? )

하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복수의 한 단계 진행일 뿐이니까.

중지의 손가락을 꽂듯이 음부에 밀어 넣었다.

"악!"

그녀의 복근이 순간 경직되며 상체가 튀어 올라왔다.

민우는 한 손으로 어깨를 잡아 힘주어 내리곤 미소를 지었다.

젖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행위는 꽤 강한 고통을 주었다.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자신이 무슨 얘기만 하면 손이 올라왔기에.

민우는 갑자기 돌발적으로 미경을 돌아 눕혔다.

치마를 허리께까지 걷어 올리곤 거칠게 팬티를 내린 후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자기 성기를 밀어 넣었다.

"아~~~~악~~~~~~"

갑작스러운 성기의 침입으로 남자를 모르던 미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

거친 민우의 움직임에 미경은 눈물을 흘렸다.

20년간 고이고이 간직해온 순결이었다.

미경이 생각했던 첫 섹스는 결코 이런 게 아니었다.

처녀성 그 자체에 가치를 두지는 않았으나 조금은 환상적인 섹스를 원했었다. 한데.

"아~~~ 아~~~"

그는 신음조차 내질 않았다. 마치 의무적인 행위를 하는 듯, 리듬마저도 시계추처럼 반복적 행위를 할 뿐이었다.

치욕의 순간이 지속되던 어느 순간, 미경은 그가 사정함을 느꼈다. 뜨거운 액체가 자기 샘에 쏘아지고 있음이 느껴졌기에.

민우는 그 상태로 미경의 엉덩이를 꽉 잡고는 한참을 있었다.

그러다 성기를 뽑아내자 미경의 샘에서는 정액이 차가운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녀는 그 자리에 허물어졌다.

정신을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나 그는 이미 자리에 없었다.

너무도 허망했다.

무엇 하나 아쉬움이 없이 살아왔던 그녀였다.

집안에서는 공주처럼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살아왔던 그녀였다.

이런 창녀 같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불과 몇 시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억울했었던지 그녀의 꽉 다문 입술로 인해 얼굴의 근육이 떨리고 있었다.

( 어떻게 하던 여길 빠져서 나가야 해. 저 자식이 들어오기 전에 연락해야 하는데.)

미경은 사방으로 흩어진 옷가지 사이로 무언가를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

그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손이 떨려왔다. 이렇게 겁을 먹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때였다.

"이걸 찾고 있는 건가?"

갑작스러운 사내의 말에 미경은 헉! 하고 헛바람을 일으키며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한쪽 기둥에서 비스듬히 기대선 그의 손엔 앙증맞은 핸드폰이 시계추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에요? 아빠랑 연락하게 해주세요.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까."

그녀는 마치 궁지에 몰린 쥐처럼 앙칼지게 말했다.

"호. 돈? 돈이라고 말했나?"

"그래요. 원하는 액수를 말해요."

민우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참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저벅! 저벅!

천천히 한 걸음으로 미경에게 다가가는 그의 눈빛은 야생동물처럼 광채를 발했다.

- 짝!

"악~ 흐으윽~~ 흐으윽~~"

자신의 손찌검에 벽에 부딪히며 쓰러진 미경의 모습을 보며 민우는 말없이 담배를 피워 물었다.

지하실이라서 그런지 내뿜은 연기는 마치 오로라의 띠처럼 한 줄로 길게 늘어졌다.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라, 넌 오늘부터 나하고 산다. 물론 내가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통 없이 죽여준다. 그것도 네가 얼마나 얌전히 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마치 저승사자처럼 음산한 목소리로 얘기를 하며 바닥에 깔린 자기 옷가지를 치우는 모습을 넋 없이 바라보던 미경은 순간 문을 향해 스프링처럼 뛰쳐나갔다.

"아~~~ 사람 살려주세요~~~ 악!"

철문을 채 벗어나기도 전 그녀는 억센 손길에 머리채를 잡히고 말았다. 미경은 머리카락이 몽땅 빠져버릴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여길 빠져나간다고? 후후!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라. 아무도 널 구해줄 사람은 없으니까."

머리를 잡힌 상태로 미경은 그에게 질질 끌리며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침대에 내팽개쳐졌다.

미경은 고통에 자기 머리를 잡으며 울기 시작했다.

민우는 손가락 사이에 한 움큼 빠져 걸려있는 머리카락을 허공에 흩뿌리며 그녀의 사지를 결박했다.

그녀의 걸쳐져 있는 옷가지를 모두 벗기는 동안 그녀는 공포 때문인지 반항하지 않은 채, 어린아이처럼 가만히 있었다.

"네가 소리를 질러봐야,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겠지만 건방진 행동에 취하는 벌인 줄 알아라."

그녀는 그의 말뜻이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었다. 그는 그녀가 입고 있었던 팬티를 말아 입에 쑤셔 넣었다.

"읍 ~~ 으~~ 읍~~""쿵!"

침대의 네 구석에 사지를 묵어놓고 입에다 팬티로 재갈을 물린 민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문에 닿고 나갔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녀의 거웃이 떨고 있었다. 너무도 부끄러운 모습에 기절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정신은 한없이 맑기만 했다.

* * * *

1층 건물 옆 차고에서 민우는 차의 트렁크를 열었다.

악취가 풍겨 나왔다. 한 사내가 온통 트렁크 가득 오물을 실례했던 것이었다.

검은 양복은 묘한 색깔로 젖어 구겨져 있었고, 재갈을 물린 그의 얼굴은 공포가 엿보였다.

"읍~~~ 으~~~으으읍~~~~~"

"고통스러운가. 호오! 마치 나랑 할 얘기가 있다는 듯 들리는군?"

사내는 민우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애처로운 눈빛을 내보였다.

난생처음 고통이라는 걸 맛보았다. 운동을 하던 시절에도 이런 고통을 맛본 적은 없었다.

좁디좁은 공간에서 도대체 몇 시간을 불편한 자세로 보냈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저녁을 먹은 뒤에 알 수 없는 사내에 의해서 트렁크에 쑤셔 넣어져 용변까지 봤지 않은가.

자갈 때문에 코로 밖에 숨을 쉴 수 없었는지라 고통은 배가 되었다.

민우는 녀석의 머리를 한 손으로 움켜쥐고는 트렁크로부터 끄집어냈다.

쿵! 하는 묵직한 소리가 콘크리트를 통에 발끝으로 전해졌다.

민우는 그 상태 그대로 1층으로 질질 끌며 들어갔다.

손과 발을 함께 묶어 놓은지라 스스로 앉질 못하는 녀석을 민우는 머리카락을 움켜잡아 벽에 기대게 해놓은 후 자갈을 풀어줬다.

"뭐 하는 녀석이야! 어느 계보야? 너 지금 실수하고 있는 거야. 날 빨리 풀어주지 않으면 넌 죽어 알아?"

녀석은 공포를 이겨 내려는지 더듬거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눈에 힘을 주고 있었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주진 못했다. 단지 자신과의 싸움을 하려는 것 뿐이었다.

그런 녀석의 말에 민우는 말없이 허리춤에서 일본도를 꺼냈다.

발걸음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다가간 민우는 녀석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서서히 칼을 올려 얼굴에 갖다 댔다.

"뭐. . 뭐 . .뭘.하려는 거야?"

"자넨, 말투부터 바꿔야겠어."

광대뼈에서 쓱! 하는 칼의 소리와 함께 녀석의 얼굴은 피로 물들어갔다.

"아~~~아악~~~"

"자! 다시 한번 말해봐."

"이 자식! 이러고도 살, 살길 바라냐?"

녀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건물은 다시금 비명으로 가득 찼다.

민우는 미소를 띄우며 발밑에 떨어진 녀석의 한 쪽 귀를 칼로 찍어 녀석의 눈앞에 보였다.

녀석의 귀에선 분수처럼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민우는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녀석의 귀에 갖다 붙였다.

금세 피가 멈추었다. 아마도 지혈제인 것 같았다.

"안됐군, 조금만 조용했더라도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민우는 정말로 안 됐다는 표정이었다.

"으~ `~~~~~~으~~~으~~~~"

꽉 다문 이빨 사이로 고통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녀석은 완전히 얼이 빠져 있었다. 자신도 난다 긴다 하는 주먹 축에 끼어있었지만, 이렇게 잔인한 자는 처음이었다.

잔인하기로 소문난 김 사장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닥쳐진 고통이 꿈이길 간절히 바랐으나 고통은 점점 심해져 가기만 했다.

"자, 지금부터 묻겠다. 아! 물론 대답은 자유야."

민우는 피가 묻은 칼을 들어 혀끝으로 맛을 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런 민우의 모습을 보면서 녀석은 자포자기한 심정이 됐다.

"무엇이든지 물어보십시오."

"호오! 상당히 부드러워졌군. 고통이 꽤 심할 텐데 참을성도 있고."

녀석은 민우의 빈정거림에 꽉 다문 입술 사이로 고통을 삼키며 몸을 떨었다.

"난, 시간이 많아. 그리고 사실 자네에게는 별 관심도 없고."

녀석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에 고개를 들어 민우를 바라봤다.

"내가 궁금해하는걸 알려 준다면 자넬 살려줄 수도 있지"

". . . . . ."

"김 사장은 언제부터 따랐나."

"6년째 모시고 있습니다."

"음. 꽤 오랜 세월을 같이했군. 아주 좋아."

"무슨 말씀인지."

"김 사장과 꽤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하니 그에 대한 정보를 잘 알 거 아닌가. 난 그 정보가 필요해. 무역회사는 잘 이끌고 있는가."

"사실 말이 무역회사지 딴 일만 하고 있습니다.

""그게 뭔가."

"전, 원래 따님의 전용 비서이기 때문에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물품 사이로 다른 것을 들여오는 모양입니다. 화장품이나 통조림 등에다 가져온다고 하니까 아마 작은 용량에 고액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 . 한데 자넨 그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지?"

"김 사장의 비서 중 한 명이 저와 입사 동기입니다. 죽마고우이기도 하고요. 가끔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그런 비밀스러운 얘기들 한두 가지는 나오게 마련이거든요."

"그 친구 이름이 뭔가."

"한동우라고, 칼치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칼치?"

"왜 있잖습니까. 생선 중에 갈치라고요. 입술이 뾰족한. 그 녀석은 주먹을 쓸 때 주먹 사이에다 T자로 된 송곳 비슷한 걸 끼고 싸우거든요. 그래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음. 건달 출신인가? 모두 몇 명이나 따르나."

"저희는 사실 말단에 불과하고요. 실질적인 주먹은 거의 일본과 부산, 인천 등에만 있습니다. 회사엔 갈치가 제일 형님 격이고, 그 밑에 4명이 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주먹들이 왜 일본에 가 있는 거지?"

"제가 알기론 들여오는 물품이 야쿠자를 통해서 들여온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그들의 거래처이자, 물품 창고이기도 하고요. 요번엔 들여온 양이 많아서 거여동 쪽에 큰 창고를 하나 더 얻었습니다."

"김 사장은 일본에 자주 가나?"

"주로 한 달에 한 번꼴로 갑니다. 참! 내일 물건 선적 때문에 직접 가신다고 했는데."

녀석은 공포 때문인지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서서히 길들어 가고 있었다. 너무도 빨리.

"김 사장이 직접? 고작 물건 하나 선적하는데 직접 그가 움직인단 말인가? 정말 그래?"

"아. 아닙니다. 그쪽에서 두목급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번엔 직거래를 원한다고 중간 보스급이 어제 급하게 왔다 갔습니다. 해서, 아마 직접 가실 겁니다."

"음. 몇 시 비행기로 간다고 했나."

"그것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호오~~ 장난하자는 건가?"

갑작스러운 민우의 싸늘한 말투에 녀석은 겁에 질렸다.

더군다나 말을 하면서 자신의 떨어진 귀를 칼로 찍어서 들여 보이는 모습은 저승사자와도 같았다.

하체가 후들거리며 아랫도리에 점점이 물 자국이 번져갔다.

"어떻게 제가 감히, 정말입니다."

"그럼 칼치에게 연락해보게."

민우는 경미의 핸드폰을 들어 녀석에게 내밀었다. 여전히 손이 묶여있는 녀석은 불편한 자세로 하나하나 번호를 눌러갔다.

"삐리리~~ 삐리리~~~"

"네!"

건달 특유의 음성이 앙증맞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다.

"칼치냐?"

"누구야? 동수냐?"

"헉~~."

순간 녀석은 헛바람을 일으켰다. 민우의 손에 들려있던 싸늘한 칼날이 자기 목에 닿았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조심스레 얘기해. 난 참을성이 그리 많지 않거든."

조용한 민우의 목소리에 녀석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흠. 흠. 음. 나, 동수야, 그래, 일은 다 끝났니?"

"그래, 일은 다 끝났다. 한데,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음, 실은 아가씨가 오늘 생일 파티 때문에 별장으로 가실 것 같아서, 내일 사장님 출국하시는 거 때문에 아가씨가 시간 좀 알아보라고 해서 말이야."

"그래? 외박을 하신다고 했단 말이야?"

"그. 그래."

"김 사장님. 내일 한시 삼십 분 비행기로 출국하신다."

"그래, 고맙다."

둘의 대화를 들은 민우는 싸늘한 미소를 띠며 녀석에게 다시 재갈을 물리고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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